한울동산 팻말이 세워졌다.  

밸리의 그라나다 북쪽에 자리를 잡은 O’Melveny 공원 주변의 산들이 재작년 11월 산불이 났을 때 피해를 보았는데, 다행히 공원 안의    나무들과 잔디는 괺찮고, 주변의 산이 불에 타서 민둥해 졋다. 겹겹이 두른 여인의 옷이 타버린 것 같이 푸른 수풀에 가려져 짐승들만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던 샛길과, 각종 새소리를 품어내며 신비스럽기까지 했던 골짜기들이 훤이 드러나니 산이 작아진 것 같다.

그 당시 불탄 것이 정리되지 않아서 공원 주차장에 차도 세우지 못했던 때에도 건강을 위해 하루도 걷기와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매일 아침 일찍히 모이는 한울산악회 회원님들이다.  이분들이 공원 앞길에 주차하고 푸른 나무와 거름봉투, 물병, 삽과 곡괭이들을 차에서내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누구나 두 손에 들거나 어깨에 메고 공원을 지나 산에 올랐다. 공원입구에서 약 30분쯤 올라가면 쉴 수있는 평평한 곳이 있는데 거기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삽으로는 흙이 잘 파지지 않아 곡괭이로 찍어 내야 하는 척박한 땅이다. 파진 구덩이에 거름과 흙을 섞어 나무를 심고 물을 줬다. 작은 꽃나무는 비닐을 씌우고 큰 나무는 막대기를 박아서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끈으로 묶었다. 

심는 것 못지않게 앞으로 계속 물을 주어 살려내야 한다. 80이 된 노인이나 연약한 여인이나  지난 1년동안 매일 아침 물짐을 지고 산에 올라 나무가 말라 시들지 않게 물을 주어 왔다.산불 이후에 다른 인종 사람들은 냄새가 난다고 발길을 멈추는데, 이분들은 여러 가지 무거운 물건들을  산등성이 까지 매고 가 산을 가꾼다. 미국인들이 보고 찬사를 한다. 사방이 새까맣게 타버린 땅에 실망도 좌절도 않고 희망을 심는다.

            우리 민족의 정신력과 끈기가 자부심으로 벅차온다. 아, 이것이 6.25동란 후의 폐허를 극복하고 오늘날 세계의 선진국으로 진입해가는   대한민국이 있게 한 정신인가?  재미동포들이 불편한 영어와 한국에서의 직업경험을 인정받지 못한 처지에서도 진취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비결인가? 

        연로하신 분들이 당사자들만 즐기자고 무주공산 같은 곳을 가꾸지 않는다. 여기오는 누구라도 좋고 우리 후세들이 즐겨도 좋다는 대아적   생명사상의 발로이다. 지구환경 살리자는 절박한 구호도 이와 같이 자기 뒷 동산부터 가꾸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날라 다니지 않게 실천하자는 것일게다.

        우리가 가꾸는 곳에 <한울 동산> 이라는 팻말을  세웠다. 이곳 지명은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오 멜베니 공원의 뒷산이지만 LA공원관리국에서는 여기까지 관리할 여력이 없는 것 같다. 산불이 난후에  길을 고치라고 전화해서 인지, 이제 소방차가 다닐수 있게 길은 넓게 만들어 놨다.

     밸리에사는 동포들이 건강을 위해서도 이곳에 올라와 보고 꽃도 심어보길 바란다. 누구나  매일 아침 6시 15분에 공원에 오면  함께 등산하고  공원 잔듸밭에서  웃고 노래부르며 기체조와 국민체조 등, 한울 운동을 할 수있다.

 회원님들이 건강하게  사는 것뿐만 아니라 가치있게 살자고 실천하는 것을 보니 존경스럽다.동포사회의 모임에 다녀보면 비판은 잘하지만, 자기가 힘을 보태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남이 해주기만을 바라는 경향이 있다. 실천은 하지 않고 뒷전에서 말로만 하는 우국지사는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드는 일이 인생의 가치라면 실행해야 하다. 올해에는 비참한 처지의 북한 동포들을 돕고, 미국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0년 1월호 밸리 코리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