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선진국
이곳 미국 로스앤젤레스 의 한인타운에서는 1년에 한 번씩 한국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2주 동안 여기저기서 수십 가지 행사가 있게 되는데 그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장터와 가두 행렬이 있는 곳이다.
장터는 공원의 넓은 곳에 한국 도예품점과 기념품전, 의료진과 봉사업종 등 백여 개의 점포가 열린다. 장터 안에 차려진 대형무대에는 성능 좋은 스피커가 설치되고 여러 가지 공연이 펼쳐지는데 막간을 이용해 다른 인종의 젊은이들도 올라가 노래와 춤을 춰 구경거리를 만든다. 동포들은 가족 동반해와서 남자들은 민속음식점에서 메추리구이를 안주로 경기도 찹쌀막걸리를 마셔 보기도 하고 여자들은 전라도 농산물 판매장에서 고들빼기김치와 젓갈류를 맛보며 구매한다.
가두행렬은 한인타운을 가로지르는 큰길에서 행해진다. 로스 엔젤레스 특유의 화창한 햇빛 아래 20여 개의 꽃차, 10여 개의 각종 밴드팀, 각 인종의 민속무용단이 춤을 추고 지나는 사이 , 주류사회의 여러 학교와 단체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태권도와 농학이 어울려지며 흥겨운 장면들을 연출한다. 길가 양쪽에서 구경하는 많은 동포는 박수로서 화답하며 민들레 씨앗과 같이 날아와 미국 주류사회에 뿌리를 뻗어가는 자신들에게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동포들이 이민 오기 전의 미국 사회는 모든 인종을 한 냄비에 넣고 끓여서 하나로 만든다는 “맬틴팟” 문화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영양가도 없고 볼품도 없다고 판명됐다. 이제는 여러 가지 채소를 섞어 놓아 각종 색깔이 어울리는 “셀러드보울”, 문화 , 또는 모든 인종이 무지갯빛 같이 아름답게 연합하는 “레인보우”운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화의 다양성이 중시되면서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가고 있다. 이제 한국어는 유명대학을 가기 위한 제2 수능시험의 선택과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오는 뉴스는 영어를 너무 많이 섞어쓴다. 우리말이 외래어에 침식되면 우리의 얼과 역사도 희미해진다. 모든 언론과 지식인이 각성해야 한다. 몇십 년전 한국에서 “신토불이”라는 말이 퍼지면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재미동포들도 한국에서 온 식료품이 미국산보다 비싸지만, 고국의 것이 몸에 좋고 맛이 있다고 많이 산다. 이제는 우리 문화에 대해서도 인식을 새롭게 할 때다.
사람을 한울 같이 대하는 사회는 사랑의 공동체 문화에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인권을 외교적 무기로 내세우나 우리의 인간 존엄 사상에는 비할 수 없고 인종차별금지도 법률 외에 의식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환경론자들이 외치는 자연생태계의 균형도 , 동식물들도 수억 년 우리와 함께 진화한 것으로 수만 대 우리 후손의 유산으로 알면 하나라도 멸종시킬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의 정신은 두 손으로 노동 도구를 만들고, 없는 것도 만들 수 있게 함으로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돼 사회역사를 완성해 가고 있다. 노동은 자기생활을 위하여 하는 것이 사회를 위하는 성스러운 분공이고 능력껏 일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임을 안다면 아무 노력 없이 돈과 힘을 갖겠다는 범죄심리도 가라앉게 될 것이다.
우리 사상은 유물론과 관념론을 극복하여 조국 통일의 사상적 기초가 되고 유일신론과 범신론을 극복하여 세계 종교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데 유교의 윤리 ,불교의 각성 , 도교의 양기, 기독교의 사랑이 관통되어 있다. 또한, 사회와 자연에 대한 과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이 세상에 지상천국을 건설하려는 뚜렷한 이상을 보여 21세기 세계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지도적 원리이며 철학이다.
우리에게는 우주의 진리를 밝힌 멋진 사상이 있다. 우리 것을 닦고 빛내면 앞으로의 정보화 시대, 우주화 시대에 문화 선진국이 될 것이다.
2002, 3